여름 영화 시리즈를 스타트랙과 함께 끊어준 터미네이터4. 개봉하기 전부터 베일의 Fxxx 소문이 돌아서 절 웃게 해준 그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작비가 2억달러라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리니 당연히 봐줄만하겠지 하고 너무 기대한 탓일까...
아. 졸렸어요.ㅠㅠ
정확히는 초반에는 졸리고 후반에는 깜딱깜딱 놀라기만 몇번 하고 에이 저거 뭐야. 하고 끝난 듯한 느낌. 기대가 너무 크면 좀 곤란해지기 마련이라지만 이건 대체 왜? 저는 T3도 즐겁게 와앙~ 잘 터진다아~ 하고 봤던 인간이란 말이지요. 그래서 영화 끝나고 곰곰 곱씹어보니 몇가지 짚이는게..
그러니까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미래에서 자기의 아버지가 될 사람을 파견하는 존코너의 고민. 이라는 (응?) 1~3의 스토리를 평행세계 설정 없이 이어가자니 뭘 해도 2018년 당해에는 전쟁은 안 끝난다는걸 이미 관객이 알고 있는 셈이 되고.
마커스를 등장시켜서 은근히 주장하려던 인간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무리 생각해도 생짜 로봇보다 만들기 힘들어보이는 심장으로 움직이는 사이보그의 실체앞에 묻혀버리고. (분명히 근육부도 기계였는데 별도 동력이 없는-심장을 때리니까 죽었다- 걸로도 모자라서, 다른 터미네이터들은 덜컹덜컹 움직이는것도 벅차보이는 AI인데 인간시절의 기억을 다 유지하고 인간처럼 행동하고 있음. 심지어 프로그래밍으로 사이버넷에 돌아오도록 설정까지 했다고 함. 뇌에 보조칩을 박았던 뇌를 칩으로 대체했던, 별도 개체로 돌아다니는 로봇에 심기는 방대한 data로 보임. 설마 사이버넷의 코어-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기계군단에서 인간 수준의 사고기능을 가진건 본사에 있는 코어밖에 없어보임-가 원격조정했다던가..? 전파 불능지역에서능?;; 뭐야 설정이 무서워. -_-;;) 그리고 가장 중요한거는.
이건 스포일러 아니지만 보면 영화 재미가 떨어질 수 있음 제작비의 규모를 자랑하듯이 여기저기 펑펑 터지는건 맞는데.. CG를 깔기보다는 셋트 위주로 실촬영을 하고 거기에 CG를 얹은식의 화면을 추구한것 같은데. 그래서 셋트에 돈 열심히 부었다는건 보이는데.. 문제는 카메라 워크가 너무나 단순해요.!!!!
헬기로 전기 케이블을 풀어서 전류를 흘려서 지뢰밭을 제거하는 장면인데 원거리 한컷으로 나와!!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대각선으로 불길 한줄 그어서 무슨 박력이 생긴다는 겁니까. 위아래 더 넓은 화면은 단순히 숲이잖아요. 하수도 터널에서 남녀가 끌어안고 그 위로 불길이 통과하는데 관 끝에서 덜렁 찍었어! 화면은 까만 배경에 화면 1/3정도를 차지하는 동그란 원. 주인공이 헬기에서 폭풍치는 바다로 다이빙하는데 바다는 CG라지만 헬기가 주먹만하게 나오고 떨어지는 사람은 점으로밖에 안보여. 주유소 하나를 통채로 폭파시켰는데 헬기 위에서 찍은듯한 거리의 화면밖에 없어. 기계가 불꽃속에서 튀어나오는데 카메라 줌이 고정이야. 전투기가 계곡으로 추락하는데 비행기 바깥쪽 근거리에서 잡은 컷이 한개도 없어. 으악...;ㅇ;
주인공 격투신에 클로즈업 컷 본 기억은 별로 없고 1:1 격투게임 화면 보는듯한 전신샷 only. (대신 안 중요한 초반 추격신 등등에는 부담스럽게 많았음) 좀 정적으로 잡아줘야 하는 부분은 순식간에 휘릭 지나간다던가, 주인공이 헬기를 조종해서 추락해서 죽다 살아나는데 뒤통수 위주로 보인다거나......등등.
사운드도 화면도 흐리멍덩한 5관인가에서 본 탓도 있지만서도. 전반부는 롱샷에 질려서 보다 살짝 졸렸어요.
한마디로 못찍었어!!! 하면 좀 야박한 평가가 되겠습니다만, 최근의 대작 블록버스터에 기대되는 수준의 스펙터클한 화면이랑은 좀 거리가 있다고 저는 생각 중. 전작에 나오는 로봇들이 그대로 나오고 사이버넷 내부는 M모 영화랑 M모영화에서 이미 많이 본것 같은 듯 한 느낌에서 크게 못 벗어났고...
전체적으로 제작비 회수는 하겠지만 아마 전작같이 명작으로 취급해 준다거나, 언제봐도 욕설 발랄한 다이하드 시리즈라거나.. 이런거랑은 거리를 좀 둘 듯 합니다.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해 주니까, 트랜스포머 개봉하기 전까지 미리 봐 두면 좋을 듯 합니다.^^ 딱히 안 보고 넘어가기는 아깝기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