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베개잖아!' 였던 4권보다 한층 더 볼륨감있는 두께를 자랑하는 5권. 결국 1년여를 속표지조차 펴보지 않은채 책장에 있던 원서를 포기하고 회사 자료실에서 한글판 빌려본지 1년여.. 드디어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보러갔습니다.
열심히 열심히 구겨넣다가 너무 구겨졌어요. 이런이런.(...;)
그 두께의 이야기를 2시간반에 집어넣기는 애초부터 무리였고,(이건 4편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화끈하게 3시간 반! 때리기에는 반지의 제왕도 아니고 전 연령가 어린이위주 영화에 안 됐을거라는것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그래도 이건 좀..; 3편짜리 시리즈 다이제스트를 본 기분도 살짝 드는 지경이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칙칙하고 역동적이지 않은 화면(..5권 원래 칙칙하지만;). 새로 나온 등장인물과 새로 나온 아이템과 새로 나온 마법과 새로 나온 동물들에 대한 설명 거의 제로. 어차피 책 다 읽었으려니 하는 배째 자세였다고 하면 차라리 애매한 나열을 줄이고 몇가지 사건에 집중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현상은 아예 배짼것도 아닌 애매함.
위안이라면 새로 등장한 루나 러브굿의 캐스팅이 제 이미지보다 매우 미인(제가 연한금발 벽안에 좀 많이 약합..; 전 루나 러브굿양은 덕후풍일거라고 생각중이었어요.)이었다는 것과, 그럼에도 독특한 목소리가 캐릭터에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거나. 그리고 화면 가득 빛을 발하는 헤르미온느 였달까요. 10대 중반의 피부란 정말 눈부신 것입니다. (으흐흐. 흑심 가득;;) 그리고 네빌군, 내용적으로도 의젓해진 5권에 키 엄청 크더니 나름 늘씬해졌어요.^^
그리고 잠깐 마음이 돌아셨다가 모 블로그에서 발견한 내용 - 그러니까 영화배우는 환갑이지만 원작의 스네이프는 30대입니다! - 에 다시 홀라당 존경! 으로 거의 원위치 해버린 우리의 스네이프 교수님과, 여전히 럭셔리가 흘러넘치다 못해 화면 밖으로 줄줄 새시는 루시우스님께 경례. 라던가.
영화는 그러니까 대충 치워두고, 다음 목표는 한글판이 나오거나 네타바레를 당하기 전에 7권을 읽어치울것. 인데.. 과연 회사원 주제에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3권을 1달 반 읽은 전력이 있는데, 그때보다 영어실력 1/10도 안남았는데요.;)
사실,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대체 왜 전세계가 열광하는 것일까 항상 고민스런 포인트인데 말이죠. 지극히 대중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스토리라거나 캐릭터라거나 등등등도 있겠지만, 등장인물이 넘치다보니 하나쯤 건지게 되는 미연시 게임스러운 전략이 아닐까나 하는 생각도 약간 드는건... 좀 오버일까요. ^~^ 어쨌거나 7권 나오기 5일전입니다.!
p.s. 다 쓰고 나니, 이거 영화감상문이 아니로군요. 쿨럭.
p.s.2. 쓰고 나서 읽고보니, 제일 비중있던 돌로레스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는것이.. 역시 나쁜 기억은 자동으로 삭제하는 메모리 구조를 가진 것입니다. 저는. -_-;;; 어울리는건지 아닌건지 미묘한 연기와 배우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