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애플파이를 구워봤습니다. 위의 아해는 재료가 약간 남아서 미니파이틀에 구겨넣어본 미니파이. 속 남은걸 닥닥 긁어서 넣었더니 오븐에서 넘쳐서 좀 지저분합니다만. 맛에는 관계없으므로 자체 소비용 홈메이드 장르에서는 무시합니다.
간만에 연락한 친구가 결혼한다는 나름대로 충격적인(이 나이에 친구 결혼이 충격적이라니 참 친구 집단의 성격이 보이는 부분입니다만)소식과 함께 날린 문자. '애플파이 해줘, 날씨 선선해졌잖아', 기억이 희미한데, 예전에 봄 좀 지나서 머핀인가 파운드인가 둘다인가를 가져다주면서 파이는 날이 더우면 못하니까 나중에. 라고 말했었던것 같기도 합니다. 용케 기억하고 있었구나 친구야. 사랑해. (....;) 그래서 충주에 갔다가 남들 사과 박스로 살때 얻어온 공짜사과(잘아서 못파는)를 애니 두편보면서 열개나 까서 파이 두개분을 만들었습니다만, 사과가 워낙 작아서 그래도 충분하지는 않았어요, 거대 부사를 네개 반 썰어넣어야 두개 분량이 그럭 넉넉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할 수 없긴 하지만 까는 노력에 비해 너무 허무하였으므로 다음에는 큰 사과를 써야하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비 하고 중간에 파이 굽고 다시 던전 돌고 났더니 하루가 완벽하게 가셨다는 그런 훌륭한 토요일 되겠습니다. 그리고 나가야하는데 먹을거 포스팅을 해야한다는 사명으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현재는 일요일. 좋은 주말..^^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정말 귀찮음을 무릎쓰고 만들었던 감상은... 제가 했지만 정말 맛있었어요. 결국 두판 구운것 중 식구주려고 했던 한판의 반을 먹어버렸다는. 칼로리는 잠시 잊어주도록 합니다. 덕분에 오늘은 한끼만 먹어야할지도 몰라요. 홈베이킹이란, 결국 재료를 소매로 사야하는 바람에 사먹는것보다 비싸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내키면 고급 재료를 퍽퍽 넣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듯 합니다. 음... 요새 애용중인 버터는 수입인 덕분에 *울유업에서 나오는 아이보다 네배쯤 비싸지만 정말 그냥 퍼먹어도 맛있습니다. 고로 그걸 '통채로' 던져넣은 파이도 맛있습니다. 즉, 제작자 솜씨랑은 별로 관계없다는 이야기가 된다는...(그래도 그거 원산지에선 그렇게까지 안 비쌀거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아깝긴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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