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냐하면. 밥보다 파스타가 좀 더 만만하다는 거?
파스타를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너무 자주 해먹는거는 왠지 한국사람의 정체성 관점에서 미묘하게 찔리는 감이 있어야 할거 같은 미묘한 고정관념에 일주일에 세번쯤 먹으면 너무 자주 해먹나봐 자제해야지 그런 생각도 하는데 말이지요. 이번에 파스타 쟁이면서 문득 깨달았는데 넘 기쁜거 있지요. 집에 쌀이 떨어지면 다른거 먹지 뭐 하는데 파스타 면 떨어지는건 상상이 안간다 랄까. 아 이 라면만큼이나 쉽지만 쫀득 꼬들한 맛난 사랑스러운 물체라니.ㅋㅋㅋ
쨌든,
시판 미트소스 퀄리티에 기인한 미트소스의 편견을 깨 볼 겸 만들어 보고 싶었던 미트소스 - 볼로네제 라구소스 - 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같은 이유로 그동안 밖에서도 잘 안 사먹긴 했어요. 크림소스라던가 좀 독특한거 위주로 많이 사 먹고 토마토 미트소스는 일부러 피하게 된달까. 가끔 동행인이 선택하는거 먹어보긴 했지만 감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해서.
그래도 집에서 만들면 또 홈메이드의 가점을 업고 먹을만하지 않을까 하여. 특히 새로 산 라자냐 면을 방치시키지 않고자 슥슥 제조. 푹푹찌는 여름날에 전기비는 이제 모르겠다 이러면서 에어콘 틀고 전기렌지 가동. OTL
사실 끓이는건 불에 얹으면 되는거 같은데 야채류 채썰기 한판이 좀 어려워요. 잘게 다져야 좋다는데 저는 게으르므로 그냥 듬성듬성 잘랐습니다.
샐러리 반단과 양파 세개 다이스. 당근도 넣음 좋았을텐데 냉장고에 있는줄 알았는데 다 먹었는지 안보여서 패스. 버터와 올리브유를 두른 냄비에 마늘과 고추로 향을 낸 후 센불에 슥슥 볶습니다.
양파가 대충 익으면 역시 썰어놓은 살라미(원래는 판체타 넣는거라는데...;;;)랑 다짐육을 넣고 볶아볶아. 물 많이 생기지 않게 여전히 강불입니다. 살라미 없으면 돼지고기 다짐육이라도. 완성품 먹어보니 들어가는건 대충 야채랑 고기이기만 하면 종류는 취향껏 넣으면 되는 분위기더라구요. 그래도 샐러리는 꼭 들어가는게 풍미를 살리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으면 와인 취향껏 (한컵쯤 넣은 듯) 넣고 졸여줍니다.
다이스드 토마토 캔을 두개(450g x 2)와 한병(700g) 투하. 양대중 안하고 저어가며 맘에 들때까지 넣었더니 저정도 들어가더군요. 이미 허브랑 오레가노가 포함된 제품이라서 좀 아쉬웠어요. 다음에는 그냥 홀토마토 캔 쓸래요. 그쪽이 더 싸기도 하고.ㅎㅎ 잠깐 휘릭 볶아서 쓸때는 첨가되어 있는쪽이 좋은데, 푹 끓이니 향이 좀 거슬리더라구요. 홀 토마토 인터넷에 보니 2.5kg 대용량 7천원대 제품 팔더라는.
그리고 후추 듬뿍 소금 간 봐서 약간 월계수잎 세네장.
끓기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서 푸우우우~~~~~~욱 끓여줍니다. 한 2시간 끓이고 아침에 1시간 더 끓인거 같은데 색이 참 이뻐졌지요?
마무리 할 때 쯤 면을 삶아서 소스 한 국자 얹어서 서빙. ㅎㅎ 소스 정리하느라 면 삶는 시간을 오버해서 쪼곰 퍼졌어요. ㅠㅠ 그래도 남푠님 저렇게 주니 막 비벼서 파스타를 마셔버리더군요.(..;) 소스 남은건 소분해서 얼려두려구요. 만사 귀찮을때 쓰면 아주 좋을거 같아요.ㅎㅎ
잘 먹었습니다~!
p.s. 그냥 인정합시다. 의 증거 기초 식량 창고. 삼다수병 두병에 들은 흰쌀, 한병에 들은 발아현미와 우유병에 깔린 찹쌀 약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부 파스타 및 파스타 소스. 락앤락에 들은것도 있고 그냥 봉지채 있는것도 있고 기타등등 차곡차곡.. ;; 약간의 카레용 코코넛 캔과 칙피가 있긴합니다만 말이죠. 근데 저거 말고 주로 소스 위주로 리빙박스 하나가득 해서 베란다에 또 있다는거.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