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자주 생각나는 테마.
누군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회사일에 그다지 열정이 없습니다만, 심지어 잠을 깎아가며 겜질하고 업무시간에 공략 찾아보던 (...) 입사 초기보다도 결혼 후 대충 1년 채워가는 지금이 업무할 때 잡생각이 더 많은 듯. 잡생각의 주요 장르는 주로 먹을거리 걱정과 집안 꼴 걱정.
예를 들면 이런거죠. 오늘 저녁에 일찍 가면 밥 뭐 먹나, 오늘 저녁에 늦게가면 남푠 밥은 뭘 먹여야 되나, 둘다 늦게 가면 세탁기에 돌려놓은 빨래는 누가 널지, 그리고 내일 아침엔 뭘 먹지, 냉장고에 뭐 남았지, 지지난주에 얻어온 반찬 안 상했나, 거실에 빨래 걷은거 던져놨는데 개기 싫어, 과연 오늘은 마트 갈 시간이 나오려나. 대체 우리동네엔 먹을만한 식재료를 안 파는데 어디가서 사야되나. 기타등등.. 물론 냄비가 예뻐라던가 접시가 이뻐라던가 그런 종류의 잡생각도 매우 많았습니다만;;;;.
제가 능력부족에 얼빠진 탓이겠습니다만, 초반에 지금보다 훨씬 더 적응 못하고 헤맬때는 - 지금은 적당히 집안꼴이 폭탄맞은 꼴이 되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의 적응력을 갖추었죠 - 회사에서 잡생각 하는 빈도도 당연히 높았대서 진급철 다 되서는 팀장님한테 그렇게 일하면 진급이 위험할거라는 협박 비슷한거도 듣게 된 사태가 벌어지기도. 쯧쯧. 면팔리게..-_-;;
근데 '요새 잡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생각이 들 때면 항상 회사를 가득메운 기혼남들은 딱히 그렇게까지 머리속 복잡해보이지는 않는다는게 조금 억울한 포인트. 가사일 분담도 많고 애도 번갈아서 보고 하는 비율이 옛날보다는 훨~씬 높아졌다지만요.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을 고민하는건 역시 마눌들인게 아닐까 하는거죠. 또 결국 제가 능력부족인 주제에 까탈스러운 - 마트표 과일은 맛이 없다거나 서울우유 버터는 안 먹는다거나 집에 허브가 10가지쯤 된다거나 소금만 세종류라거나 냄비랑 프라이팬은 몽땅 무쇠라거나 등등... - 척 하는 탓이 크지 싶습니다만.
두가지를 다 잘하는건 참 난이도 있는 일인거 같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농담(?)중에 회사일 잘하고 야근도 밥먹듯이 하는데 풀메이크업 하고 다니는 녀자를 줄이면 = 독한뇬. 이라는게 있었는데요. 회사일 잘하고 야근도 잘하는데 집안일도 잘 하고 애도 잘 키우는 아줌마를 줄이면 = 초인 정도 되는 걸까요. 어쨌거나 둘다 저랑은 천광년쯤 먼 이야기. 냐하하. 앞으로 어쩌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