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 올라오는 몸살기미와 오늘 축구행사로 텅빈 사무실을 핑계삼아 업무를 배째고 약간의 웹질로 한 블로그에서 여행기를 읽던 와중 머리 한 구석에 떠오르는 생각. '응? 나 뭔가 여행기 쓸게 있었는데?'
뭐지 하고 한참 머리를 굴리다보니.. 웁스..; 지난 설에 중국 다녀왔군요. 한달 반도 채 안 됐는데 이 백지화된 기억은 무엇이다냐. 아무리 가려고 계획세우고 직접 예약하고 한거 전혀없이 묻어서 다녀온거라지만 좀 너무하지 않느뇨. 라는 자학과 더불어.. 아직 한시간이나 남은 퇴근시간까지의 시간을 때워보고자 여행기 끄적해봅니다. (삭신이 아픈데 멍하니 한시간 보내자니 자버릴것 같은 두려움이 든단 말이죠.;)
발단은 이제는 은퇴하시고 혼자 지내시는 고모님께서 설에 어디 가지 않겠냐고 말씀하신게 작년 말쯤. 여행다니시는걸 좋아하시는데 혼자 계시고, 이제 나이도 있으시다보니 혼자 훌쩍 가시는건 좀 그러셨나봅니다. 따져보니 주말 붙이고 하루 더 주는 회사 연휴에 낑겨맞추면 대충 4박5일까지는 나오겠지 싶어서 많이 먼데는 무리고 아직 중국은 못 가봤으니 중국이라면 가겠다고 말씀드려서 일단 목적지를 북경으로 잡고 일정은 설연휴고 다른건 고모님 알아서 하시라고 해놓고 까먹고 있었더니만. 4박5일짜리 북경코스 단체여행이 잡혔다는 회신이 왔습니다. 그렇게 가게 된 중국여행이었다지요.
그러나 가기 전&가고나서 벌어졌던 몇가지 사태가 무려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다녀온 인간의 머리속 백지화에 기여해 버린 듯.
원인으로 짐작가는 것중 첫번째는 여행 가기 전에 맞은 출장 크리였습니다. '우앙 이번주만 지나면 설연휴고 놀러간다~' 하고 약간 들떠서 일하던 저에게(당연히 회사에 광고따위 안함) 월요일 팀장님이 말씀하십니다. '너 중국 다녀와라' / '넹? 언제요?' / '목요일' / '에? 비자없는데요.' / '오늘 신청하면 수요일에 나와' / '아니 뭐.. 나오면.. 다녀는 오는데요......orz..;;'
만들던 자료 관련으로 회의가 있는데 자료 만든 사람이 회의도 참석하라고 하시어 입사후 만 4년만에 나간 첫 해외출장. 두둥 중국-! 그것도 북경-! 아 놔, 집이 인천공항이랑 가까우니까 그나마 다행이었죠. 목요일 오전 출국 → 점심 도착후 저녁까지 회의 → 밤까지 회의 상대방쪽과 디너 → 다음날 오후 귀국 → 그리고 다시 짐싸서 여행준비 → 그 다음날 여행출발의 코스 완성. 북경올림픽을 대비하여 새로 지었다는 제 3공항의 존안을 일주일에 두번 봐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제화 시대로군요. 에헤라~
출장 후기를 적어보자면,
회의는 그렇다치고 기억에 남았던 저녁식사는 북경에 몇개 들어와 있다는 옥류관-북한에서 나와서 한다는 평양풍 음식점- 이었는데 밥은 그냥저냥이고 북한언니들 공연이 있더군요. TV에서 보던 풍의 노래와 공연이었습니다만 비루한 폰카로는 전혀 찍을수도 없을 뿐더러 회의 참석한 멤버중 말단 주제에 사진질은 뭘...; 그냥 밥이나 얌전히 먹었습니다.
회의와 디너로 완전 푹 퍼져서 (안입던 정장을 비행기 포함 하루종일.ㅠㅠ) 들어간 호텔에서 본 풍경. 저는 이때까지는 중국은 조용한 동네라고 생각했습니다.
뭘 의미하는지 대부분 알 수 없었던 호텔 전화기의 모노그램들. 오른쪽 맨 아래는 통역서비스인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에어리언 그림...;
북한계열(?) 호텔이었어서 우리나라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미니바에 한국제가 많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저 가격 뭐야.. 아무리 호텔이지만..-_-;; 신라면 작은컵 30위안. 저 나갈때 환율 220원이었으까 6600원 감사.
출장 돌아오는길 폰카로 찍었던 공항님. 대륙스케일도 M사의 비루한 폰카는 당할 수 없음. 대륙의 버거킹. 무난했지만 이미 살인적이던 환율덕분에 감자랑 콜라해서 우리나라돈 3천원 오버. 스몰 주제에 비싸! 여행 사전답사도 아니고 이거 뭐.. 정장 입고 다 부장 직위 팀장급들 사이에 끼어서 다녀온 즐거웠던 출장. 이미 여행은 출발하기도 전부터 지쳐있었던 누군가였다는.... orz.
그래서 여행후기는 다음편부터 본격적으로 나갈 예정. 1편 썼으니 마저 쓰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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