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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좀 일이 있어 회사에 나와 머리속 복잡하다고 책상을 닦던 중. 화분에 쓰인 숫자가 눈에 띄여 물을 주었습니다. 책상위에 작은 산세베리아 화분이 하나 있는데 한달에 한번 물주는 날짜를 기억할 수가 없어서 물 준날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놓은 날짜가 딱 두달 전, 그러니까 8/19더군요. (...)
질풍노도(주 이유는 팀장니마 ㅅㅂ)의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끝내고 신경줄이 한계에 다 달했을 무렵 간신히 8월초 새로 생긴 신규팀으로 후닥 옮긴것까지는 좋은데, 신규팀장님 어리버리, 팀원 구성 없음으로 노세노세 8월이 지나고 9월은 전사 사업계획의 열풍에 엑셀노가다로 후닥 지나고 벌써 10월도 중순이 되어버렸습니다. 드디어 원래 팀의 생성 의의에 관한 말이 드디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덕분에 사업계획 수립 뒤치닥에서 한숨 돌리기도 전에 뭔가 와르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화분에 물 주는걸 한달동안이나 까먹고 있던것이 사실 무지하게 바빴기 때문이 아니라 극도의 귀차니즘때문이었다는게 문제. 그동안 방치된 것이 화분 뿐만 아니라 방청소라던가 옷장 정리라던가 박음질 틑어져서 교환 실랑이를 했던 옷 바꿔오기라거나 미용실 및 네일샵 방문이라거나 등등을 둘둘 말아 포함하는 터라 요즘은 참 몰골이 그리 좋지는 않은 듯.
머리속 한구석이 늘상 멍하거나 허전하거나 전체적으로 졸리거나 아무것도 하기 귀찮거나 하는것이 쓸일 없는 뇌세포의 집단 사망덕분인건지, 게임에 정신이 나가서 다른건 다 안중에 없는데다 수면부족이라 그런건지, 간수치 증가(여름쯤 검사해봤는데 약간 기준치 초과했다는.;)로 인한 피로 때문인건지,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 감소의 여파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원인이 어쨌던 결과적으로 보면 큰일은 큰일.
일거리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다 그것이 대한민국식 만세로 '계획은 부실하나 이미 광고해버렸으니 일단 시작해보고 생각은 하면 좋고 안해도 그럭 돌아가면 걍 밀어붙입시다' 라는, 가장 싫어하는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는지라 상당한 진창에서 허부적 댈 각오가 필요한데 말이에요.
조금 정신차려야겠습니다.
모처럼 출근해서 놀기만 하다가 일거리 싸들고 집에가는게 그리 좋지는 않잖아요..? |
la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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