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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1 00:27 2006/12/01 00:27
정제된 글을 읽기 어려운 세상인 것입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생각나는대로 두드리고 있는 일도, 나름으로 그러한 상황에 일조하고 있는것이겠지요. 포스팅 또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저의 어체란, 한때 한국어와 거의 비슷한 빈도로 접하고 있던 일어 구어체와 대학 입학후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불안해지는 컴퓨터 통신 및 인터넷 덕분으로 이미 어디까지가 원래 고등학교때까지 배웠던 정통 한국어체인지 구분이 안가는 상황이 된지 오래. 그래도 대학 입학후에도 나름으로는 책을 꾸준히 읽었다는 부류에 넣어도 될지 모르겠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제 경우에도 요즘들어 머리속이 혼란한 편인데, 원래부터 종이로 된 활자매체랑 거의 친하지 않았던 제 동생들을 보면, 다른사람들 - 특히 속칭 '요즘사람들'이라고 일컬어지는 - 은 어떤 상황인지 조금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 하면, 회사에서 가벼운 요청서를 하나 쓰다가 '사용자 편의성'을 두드려놓고는 머리속에 물음표가 마구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게 '편의성'이야 '편이성'이야?"
그런 스토리. 모든 언어학습이 그렇지만 특히나 모국어를 교재 펴놓고 밑줄 그으며 외우는 사람은 극소수일테고, 특히나 플레시 메모리의 소유자이며 눈이나 귀에 들어오는 자극의 이미지 위주로 머리에 저장하는 타입의 인간인 저의 경우는 가끔씩 이미지를 재 입력해주지 않으면 최근 들어있는 다른것들에(요즈음의 예를 들면 마비라던가....;) 심히 밀리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게 너무 심각해져서 결국에는 모국어까지 밀리게 되어버렸다거나. 그런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끄적여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끝이 없지요. '결재/결제'는 쓸때마다 헛갈리기 때문에 매번 지난 회의록을 들춰보게 된다거나, 상사대상의 메일을 쓸때면 결국 네이버 국어사전을 열어버려야 하게 된다거나, 다른 사람이 쓴 메일을 보면서 '이게 대체 무슨말이야?'라고 사전에 넣어본다거나 등등. 일본어와 달리 한국어는 딱히 업무용 용어로 엄격하게는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따로 가르치지는 않지만서도, 결재문서를 작성하면서 '재가바랍니다'라던가의 정말 태어나서 처음보는 말도 가끔 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결재문서 용어는 조금 극단적인 경우에 속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어쨌거나 전문용어도 아닌 어디선가는 분명히 사용하는 용어를 한번도 구경해보지 못한채 사회생활을 시작해야하는건 나름의 약간의 부담이긴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샌것 같긴하지만, 요는 안그래도 빈약한 어휘가 (그것도 모국어.) 조금 오래 생각해서 정리한 글을 볼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 탓으로 더더욱 빈약해지고 있다는 것의 한탄인셈입니다. 인간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언어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어휘뿐 아니라 문장에서도 더 나아가서는 생각하는 일 자체에 대해서도 악영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약간. 아무리 요즈음이 다량의 정보를 재빨리 대량처리하는 것이 장점인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깊이 박힌 기반이 있을때 가능한것이 아닐까 하고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본인으로써는 어쨌거나 유행서적이 아닌 좀 문장 긴 책을 가끔은 봐줘야하겠다고 결심중입니다. (이런 말 하는 주제에 그래도 아직 얼마전에 새로 산 '부의미래'는 아직 정독 전입니다. 언젠가는 꼭....-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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