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잡았다며 번갯불에 콩을 튀기고 있는 친구녀석, 한달만에 결혼준비라니 주말마다 이것저것 준비로 뛰어다니고 있는 모양입니다. 식 전에 신랑을 소개하라고 했더니만(좀 친해둬야 나중에 놀러가기도 좋고..^^) 일단 잡았던 약속은 가구 보러가는 것 덕분에 미뤘다가, 결국 웨딩드레스를 같이 보러 가기로 했더라는. 그런 스토리.
전화 통화 중, 화제로 드레스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하다보니 이 평소에는 전혀 안 심플하게 입는 편이면서 심플한 라인 드레스가 좋아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저도 모르게 벌헉.! 하여 치마라인 풍성한 귀여운걸 입어~~!! 라고 강력 주장하였더니만 역시나 대뜸 '그럼 니가 고르러 나와'라고 하는 사랑스러운 친구님. 그냥 헤실하며 나가겠다고 해버렸습니다. 어째 친구 결혼한다는데 뭔가 동생 시집보내는 언니기분이랄까 그런 뉘앙스가 들고 있습니다.(실제로 동생 시집 안 보내봤고, 동생 시집보낼때는 별로 그리 안 좋아할것 같은 기분도 살짝 든다는 것이 딜레마입니다..;)
이런이런, 메이크업도 안한 포즈로 그냥 시착만 해본 드레스 차림의 친구는 너무 예뻐보였더랬답니다. 식 당일에는 메이크업 하는거나 구경가겠다고 굳게 결심. 스스로도 왜 이리 좋아하는건지 이유는 살짝 불명입니다만, 친구 결혼한다는데 화내는것보다는 낫겠지라고 그냥 납득 중. 또는 세뇌 중.
카탈로그 보고 이것저것 골라보고 따라나온 웨딩 플래너와 숍 점원들과 펑& 수다하는 절 보고 친구가 굉장히 의외였다고 평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은근히 드레스라던가 양복이라던가 정장이라던가는 관심 있는 편이었고, 의도한바는 전혀 없지만 이대 드레스샵 거리를 교회 가는길로 20년째 다니고 있다보니 나중에는 올해 유행은 저런 스타일이라거나 평가하고 있던 기억이 있기도 하니 뭐, 사람 겉보기와 다른 부분이 다들 있는 법이니까요.
개인적 감상 중 하나는, 두군데를 들러 마지막으로 플래너 왈, 좀 고급스러운 곳인데 원장님과 자기네 사장님이 친해서 매우 싸게 소개해 주는거다. 라고 했던 샵에서 생각했던것. 보고있다보니 그 말이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들이 나오더군요. 정말 맘에 들긴했는데 식장 분위기가 받쳐줘야 할것 같달까 그런 기분이 드는 드레스들. 혹시 나중에 입을 일이 있다면 이런 분위기로 할 수 있는 수준의 식을 해보고 싶달까, 그런 살짝 허영스러운 소망이랄까. 그런 생각을 하는걸 보면 일단 저도 생물학적으로 XX가 맞긴 한가봅니다.
어쨌거나, 사랑하는 친구가 예쁘고 행복한 결혼식과 결혼생활을 하길 바라마지않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훗훗. 덕분에 즐거운 주말을 보냈어요. (사진도 한장 찍었지만, 초상권 및 디자인권 관련으로 생략.^^;) |
la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