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토픽을 길게 쓰는 재주는 없으니까 그냥 짧게.
1) 주말 내 일부러 뉴스 안 보긴 했지만 어쨌거나 전직대통령 서거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는 듯.
전 10대때부터 보수(우리나라에 보수정당이란 없죠. 안습.)였으므로 정치적으로 안 맞고. 선거기간에서부터 언뜻 읽혔던 실행에 필요한 현실감각 없음에는 조금 비웃었으며 결국 실제 재임기간 중의 시도와 그 중 대부분의 사안에 있어서의 삽질을 보면서 놀렸었고, 가끔 들리는 말실수들에 대해서는 뒷목을 잡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어버리니 맘이 아프긴 하네요.
2)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하고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뭔가 방향을 제시하고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한 것은 맞는 듯 한데, 그 부분에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실행면에서 이모저모 많이 부족했던 듯. 돈 감각이라거나, 인재 양성 및 운용이라거나, 정치 감각이라거나, 그런 전반에 걸친 치밀함과,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위에 서는 사람으로써의 마음가짐이 많이 아쉬웠어요.
뻘짓은 다들 뻘짓인줄 아니까 하기 시작할때도 하고 나서도 일관적인 비판이 가능한데, 삽질은 애초 취지는 좋은데 결국 실망감으로 돌아오고 재 도전의 의지를 꺾는다는 점에서 뻘짓을 능가하는 악영향을 낳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정말 아쉬웠죠. 너무 젊었다거나, 애초 기반이 너무 약했다거나, 너무 기득권의 저항이 거셌다거나 등등 이유는 많지만 결국 세상은 결과가 말해주니까요.
시사점은 있었지만, 받쳐주고 이어갈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그 시사점조차 이제는 어찌될지 모르겠다는것도 맘이 아픈 점. 정말 우리나라 정치판에 사람 없는게 절감되는..
3) 온 국민이 대통령을 대놓고 까도 안 잡혀갑니다. 라는걸 심어준 것 하나는 남은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불행히도 요새 후퇴하고 있습니다만..;;
4) 뻘짓 대마왕 모MB씨는 이번에도 광화문에 전경을 4차선에 걸쳐 깔아주심으로써 다시 한 번 세련됨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신. 모인 사람들의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역을 시키려면(당연 핑계겠지만.) 전경이 아니라 의장 경찰을 깔아야 모양새도 백 배 더 나고 가식적이라는 말은 들을지 몰라도 욕은 매우 줄었을건데 말예요. 쪼금 더 오버해서 의장에 까만 리본이라도 하나씩 달아 줬음 어땠을까 싶은데.
그랬음에도 시위라던가 컨트롤 불가능한 사태가 벌어질거 같으면 각 경찰서에 전경 대기시키면 되잖아요. 사태 후 투입은 대의명분도 생기고 아무도 뭐라고 못하니 어차피 투입할거면 그게 더 지능적인데 말이죠. 임기도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뭐가 그렇게 두려운건지. MB산성따위는 어디서 생가각나는건지..; 머리가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발달하느라 다른쪽 뇌가 죽은거 같은 분께 불가능한걸 기대하면 에너지만 아까우니 이쯤에서 그만.
5) 주일날 교회가려고 동생이랑 택시를 탔는데, 교회가 광화문 근처인지라 길 안 막았냐고 기사님께 물었더니 전경 7천명이 깔렸다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폭동이 일어나니 잘했다고 하는 기사님 말씀에 좀 기가 막혔던 듯. 경제적 사회적 지위로 볼때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대표적 서민층에 들어갈텐데 말이죠. 말씀하시는 것만 들으면 강남에 아파트 몇 채 있으신 분 같이 말씀하시는 택시기사분들이 종종 계시더군요. 대체 어째서?
근본적으로 어디서부터가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렵네요.
6)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전 관대하기 보기 어렵긴 하지만요.. 그래도 이번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s. 단상이 短想 인줄 알았더니 斷想 이군요. 네이버 찾아보고 알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