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갔다온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포스팅은 한없이 밀리고 있는. 게으름이 끝이 없습니다. 정말 이러고 살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위 사진은 블루모스크 앞의 분수대.^^
밤버스로 카파도키아를 출발하여 다시 이스탄불에 도착, 첫날 보려다가 말았던 톱카프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가기전에 사전정보를 전혀 취급하지 않고 갔던 탓에 이게 예전에 이슬람제국의 술탄이 살던 궁전이라는건 여행책에 써 있어서 알게 되었는데 그 외의 정보는 전혀 가지고 있던 상황 탓으로.. 별로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드넓고 장엄한 자연을 보러 갈 때야 머리속이 텅 비어 있어도 별 문제 없습니다만 역사에 관련이 있는 건축물이나 도시에서는 머리가 너무 깨끗하면 재미도 깨끗해진다는걸 깨닫게 되었어요. 다음에는 미리 좀 공부하고 다녀야 겠다는 교훈을 겟.
궁전 입구. 양쪽의 탑과 더불어 튼튼해보입니다. 들어가는 입구를 잘못 들어서서 한참 헤매서 찾아갔는데, 너무너무 더웠어요.
대신들이 모여서 회의 했다고 하는 방의 입구 문. 술탄은 참가하지 않고 멀리서 진행상황만 모니터링 하고 있다가 맘에 안들면 '너네 고만하고 다 집에가' 했다는군요.
지금은 막혀있지만 '너네 집에가'를 알리던 창문의 창틀이라고 합니다.;
하렘의 한 방의 장식거울.
전체적으로 화려했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 넓이를 가진 방이 없었습니다. 궁궐하면 '왕님 의자에서 반대편 끝 보기가 참 난감한 넓이'라는걸 떠올리는 동양인은(중국 영향인가.;) 현재 남아있는 톱카프 궁전의 넓이에 조금 실망해서 입장료도 너무 비싸. 라는걸 핑계로 보물관도 안 들어가 보았습니다. 딱히 보석류에 관심도 없었고.. 하렘을 둘러보고 났더니 기대보다 너무 작았다..라는 기분이 들었었다는. 돌아오는 길 비행기에서 본 책에 의하면 지금 남은건 최대 확장시에 비해 1/10정도라고 합니다. 그럼그렇지 하긴 했지만 이스탄불 돌아다니면서 '와 크다'라는 기분이 드는 건축물은 없었던것 같아요. 작지만 화려하고 단단한 것이 메인을 이루고 있는 느낌입니다.
무기관에 있던 칼들.
으.. 넘 오래되서 기억이 희미해..=+=;;
궁전에서 점심 좀 지나서 나와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공원에서 데굴데굴하다가 저녁도 먹고 공항으로 출발. 그리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두시간 좀 못되게 날아 아테네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로 직행. 드디어 샤워할수 있어어...하며 쓰러졌다는.
많이 돌아다니려고 간 것도 아니고 해서 이것저것 다 빼버리고 제일 유명한곳만 슬렁슬렁 다니고 있었지만서도, 여름 밤버스 일정 후 다시 이동은 피곤한것도 피곤한거고 이틀째에 샤워할 곳이 없다는 점에서 엄청 난감했습니다!!. 왜 일정 짤때는 깨닫지 못했을까요.(T-T) 덤으로 이제는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나면 체력 떨어지는게 20대 초반시절과는 비교가 안됩니다.-_-;; 덕분에 그리스 첫날은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어서 반나절동안 침대에서 뒹굴뒹굴 대다가 오후나 되서야 나가서 고고학박물관을 둘러보고 바닷가에 가보는 걸로 마무리 해버렸어요. 냐하하.
그리스 일정은 하루 반 밖에 안 잡았던 탓에 근교이동은 무리였는데 터키를 돌다가 만났던 가이드 말에 의하면 아테네 시내에는 별로 볼 것이 없어 박물관에 안 갈거면 반나절이면 끝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정에 없던 박물관도 일정에 집어넣고 해안가도 가보았습니다.
고고학 박물관 앞에 있던 특별 전시 조각품들. 작가이름은 팜플렛에서 봤는데 기억할 수 없습니다.;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 전 처음 들었는데 대항해시대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더군요(..;)
황금 화관. 예뻐서 한컷.^^
해안가에 가기 위해서 갔던 항구 역. 항구만 있고 해안은 너무 멀어서 역 구경만 하고 도로 나왔습니다만 역 자체가 참 예뻐서 전혀 삽질했다는 기분이 안 들었다는. 정박해 있는 페리들도 보고..
항구갔다가 다시 전철타고 한정거장 더 가서 내려 걸어서 한시간을 헤메다가(....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는데..T-T) 다시 원점 복귀하여 트램을 타고 이동해서 드디어 발견한 해안가. 여름에 오면 이쁘겠다 라는 생각도 잠깐. 우산 없었는데 비왔습니다. orz..
쪼금 오는 비를 맞으면서 트램 정류장 하나분 걸어보던 와중 발견한 거대 체스장. 동네 주민으로 추정되는 할아버지들께서 한창중이셨는데. 한쪽분이 너무 밀리시다가 화내시다가 그래서 다른 분이 좀 봐주시니 봐준다고 화내고 가버리시던...;; (물론, 모두 그리스어이므로 추정입니다.;)
그래서 트램타고 전철타고 다시 호텔로 와서 쉬고 드디어 집에 오는 날, 오전에 그리스에 간 보람을 찾고자 예의상 아크로폴리스로 달렸습니다.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
두둥-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한창 복구공사중이라 가까이서 찍은건 안 예뻐서 패스. 제일 멋졌어요.
그 옆의 다른 신전. 아가씨들이 기둥을 이루는 형태가 독특했던 신전입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네 시내, 보글보글 하군요. (누르면 큰 사진)
내려와서 이동. 평지에 있던 제우스 신전. 기둥만 남았습니다. 엄~청 커요. 이때쯤 비가 그쳤습니다.
그리하여 후닥후닥 보고 아쉽지만 공항으로.. 볼게 널린 이스탄불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했던 아테네 시내입니다. 그리스는 유적이 분산되어 있어서 다니기 힘들다고도 하고. 오히려 휴양지쪽이 잘 놀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다고도 하고.. 갔다와서 알아보니 그렇네요. 역시 무계획 여행 만세. -_-v
오는 비행기에서 가기 전에 봤어야 할(...) 이스탄불 관련 책자를 보면서 봤던걸 떠올리기도 하고 졸기도 하면서 집에 도착. 머리속 깨끗하게 다녀오긴 했지만 돌아오는 날이 되면 언제나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