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소식을 회사에서 서핑하다가 알게되서 결제 완료를 누르기 까지 약 5분. 티켓링크에서 카드 결제 오류로 전화해서 취소하고 다시 무통장입금할때까지 다시 10분. 그리고 흐뭇해하다가 클럽발코니쪽 좌석이 훨~씬 좋은 것을 깨닫고 취소한다음 재 예매할때까지 10분. 그리고 고민하다가 다시 취소하고 좌석변경하기 5분. 30분동안 잘 놀았군요. ^^
두어달쯤 전에 신문에서 본, '출근 시간 뉴욕 지하철에서 스트라디바리로 연주하고 32달러 번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름이 '프로그램 없는 팝 콘서트 같은 공연'이라는 논지의 기사에 나왔길래 링크타고 넘어갔다가 그대로 질렀습니다. 재미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거기다 스트라디바리 + 거장이라고 하길래 호호 할아버지인줄 알았더니 이렇게 잘생긴 67년생 아직 30대일줄 누가 알았(퍼억.!; 그렇지만 2/3만 농담입니다.) 얹어서 평을 뒤지다보니 연주 스타일이라던가, 취향일듯하기도 하고. 요즈음 약간 기분전환 할거리 찾고 있기도 했었고.. 그리고 그리고 중얼중얼. 기타등등 핑계 늘어놓기.
굳이 따지자면 저의 문화적 허영에 속하는 클래식 공연 관람에서도 이번에는 좀 크게 지른 느낌이긴 하네요. 자리도 참한 1층 5번째 줄, R석. 바이올린 솔로니(피아노 협연하고.) 가능한 붙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오버해보았습니다.
왜 문화적 허영이냐하면, 클래식은 좋아한다는 쪽에 가깝긴 하지만 감상 시간을 따로 만들어서 들을만큼 좋아하지는 않고, 제대로 감상하고 공부하기는 좀 귀찮고 어렵기도 하고, 공연을 자주 다니기에는 비싼 편이니 만화책 및 일반 서적에 우선순위가 있는 저로써는 비용 배분의 우선순위가 밀리기 때문입니다. TV틀고 책을 읽으면 한쪽 내용을 완전히 날리는 것 처럼, 클래식을 BGM으로 깔고 일하는건 음악을 들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안 하고 말이죠. 그렇다고 밥 먹으면서 듣기는 대부분 곡이 길죠. 게다가 휘릭 넘기는 책이 아니라 정독해야 읽을 수 있는 책같은 느낌이랄까. 교양이 짧은 저에게는 아직 그렇습니다.
안 까먹고 일년에 두세번씩은 오페라라거나 생각나서 한번씩 다니고 있고 음악 자체에 기분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뭣도 모르는 명품소비는 아닐거라고 위안하는 중이라는.; 어렸을때부터 주로 음악을 접했던 채널이 교회에서의 생 연주랑 성악이었던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마이크 쓰는 뮤지컬보다는 오페라가 좋고, 스피커를 통하는 전자음악보다는 그냥 들리는 교향악이 좋으니까요. 뭐, 그런것.
실내악 5중주 까지는 들어보았습니다만 바이올린 독주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고, 대학교 이후로 급속히 맛이 간 귀가 솔로 연주 음량에 어떻게 반응할지 조금 걱정입니다만 시도해보게 되었으니 잘 되면 듣는 장르가 늘어날지도 모르겠네요. 약간만 기대중입니다.^^
한가지 더 맘에 드는것은, 아무리 네이버 자동완성에도 안 나올 만큼 안 유명하다지만 그래도 외국 연주자 초청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개념있는 좌석배치와 티켓가격(쬐금 비싸지만.;ㅇ;)
공연장 배치가 어떻냐면..(접기)
일단 티켓 구성이 R/S/A밖에 없고. (VIP석이 안 보여서 좋아요. Royal 위에 VIP는 대체 어느동네 개념..-_-;;)
1층. 양 사이드가 S이고, 뒤쪽 구석이 A석입니다. 1층인데.! (원래 이게 당연.;)
2층. 가운데 앞에 세줄만 R석. 솔로 연주라 더 하겠지만요.
합창석도 좌석에 들어가는군요. 아마도 판매 안하는것 같긴합니다. (전량 매진?)
3층은 사용하지 않는 듯.^^
R석을 끊는바람에, 클럽 발코니 유료회원을 들면 할인폭이 회원 가입료보다 넘어가서 이번 기회에 가입. 나름 괜찮은 공연을 소개해주고 예매도 편해서 좋은 사이트. (반면 나우누리 영화할인때부터 맘에 안 들던 티켓링크는, 꾸석 자리밖에 좌석 해당도 없는 주제에 카드 결제 오류나서 결제는 나갔는데 예매 안되고, 고객센터 전화했더니 담당자 돌린대놓고 멋대로 끊어지고, 무통장 입금 했다가 취소했더니 취소 수수료 없다면서 500원 덜 주는데다 입금은 일주일 뒤. ㅇㅈㄹ....-_-;;) 유료회원으로 가입해버렸으니 연말쯤 오페라라던가 연주회 한두건 정도 더 보러 갈 것 같습니다. ^^
p.s. 뉴욕 지하철 실험에 관해서 한마디 하자면, 사실 출근시간에는 거장 아니라 거장 할아버지가 오셔도 회사 지각을 배쨀만큼 용기있는 사람은 안 많겠지요. 상사님에게 '지하철에서 누가 너무 멋지게 바이올린 연주를 해서 듣다가 지각했어염.' <- 니마 매너염. 게다가 좋은 음악이라도 곡 허리만 덜렁 들으면 안 들은것 보다 더 찜찜하다구요. 그런 의미에서 저 실험은 치사했어요. 아무리 출근시간이라지만 저런 미청년(...응?;)이 연주하는데 왜 고작 32달러인거야.; 연주가 시원찮았어도 돈 주고 가고 싶어질거 같은데. 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기. 쿨럭쿨럭.
p.s.2. 예전 콘서트홀이라고 좋아했더니만, 오페라홀이랑 착각하고 있었던 거시었다는.;; (....옛~날 기억을 떠올리자면, 전 콘서트홀 = 대공연장 음향 정말 싫어해요. 건조하고 마르고 퍼석퍼석. 으흑. 현악은 습기가 많으면 소리가 안 퍼진다고 하지만...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