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개인정보는 이미 다 오픈되어있다~ 라는게 정설이지만 그걸 새삼스래 체험하는건 또 다른 이야기.
오늘 Kin텍스에서 전자전 한다고 해서 참관하러 오전에 회사사람들이랑 우르르 몰려가서 둘러보다 점심먹겠다고 푸드코트에서 식판에 밥담고 있는데 전화가 딩도도동 울렸다. 받아보니 뭔가 무서운 목소리의 언니.
'저는 서울 서초 경찰서의 강##형사입니다. 혹시 lakie씨 맞으십니까'
'넹. 전데요.'
'지금 저희가 국제 사기단에 대해서 조사중인데, 김xx씨 4#세 아십니까'
'아뇨, 전혀 모르는데요'
'경기도의 김xx를 중심으로 하는 십여명의 사기단이 lakie씨 명의의 통장을 사용해서 @#%%^^&^*$%#$@#$@# 한 건을 조사중인데요, 혹시 신림동 하나은행과 봉천동의 농협에 2009년에 계좌 개설하신적이 있으십니까. 공범여부 또는 피해자이신 경우 구분해서 정리해서 @#%#$에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없는데요. 제가 뭔가 해야하는건가요?'
'전혀 모르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럼 혹시 개인정보 유출이 되시거나 한 경우가 있거나 하신가요. 주민번호 앞자리 #$#$#$ 맞으시죠? 주민번호로 통장이 개설되는 경우 은행에서 정보가 유출된다거나 하는 부분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럼 정리해서 @#%#$에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네, 개인정보야 네이트니 뭐니 죄 나가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요새 세상이 험해서요. 서초경찰서이신지 어떻게 제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서초 경찰서 강##형사구요. 114에 전화하셔서 서초경찰서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넵, 그럼 확인해서 다시 연락드릴께요'
그래서 시키는대로 114에 전화해서 서초경찰서에 전화해 보았습니다.
'서초경찰서시죠? 저한테 방금 서초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사기 전화입니다. 무시하세요' '혹시 강##형사라는 분 계신가요?' '그런사람 없습니다'
요새 전화 사기업 종사자분들은 좀 공을 많이 들이시는 듯. 전에 인터넷에서 2시간에 걸친 통화 끝에 통장번호 비밀번호 다 가르쳐주고 싹 털리신 분 계셨다던데, 그런 류 인 듯하네요.
목소리 무서운 그 언니 말투도 조선족이라기 보다는 경상도 어드메 사투리같이 들리기도 하는 것이 많이 연습하신거 같고..
예전에 자주 출몰하던 동네를 알고 있는건지 대충 찍은건지 동네도 얘기하고 전화번호랑 이름도 알고 생년월일정도까지는 안단 얘기. 뭐.. 그정도 정보야 가입하는 모든 사이트에 다 기입하는 부분입니다만 저렇게 조합되니 그럴싸 한것이. 새삼스럽지만 좀 찜찜. 아, 걸려온 전화번호도 서초경찰서 국번이랑 같더라구요. 뒷자리만 다르고.
이러다 신체정보밖에 못 믿어 지문으로 통장 인출하는 세상이 되면 손 짤라가는걸까요. -0- |